로알드 달의 동화가 뮤지컬로 탄생하다
마틸다 아시나요? 워낙 유명해서 한번쯤은 다들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오늘은 뮤지컬 마틸다에 대한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마틸다에 대해 제대로 알기 전에는 그냥 말괄량이 소녀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말괄량이 삐삐처럼 말이다. 조사를 해보니 비슷한 점이 있는듯 다른 모습이 있어 이렇게 글을 적게 되었다. 우선 뮤지컬 마틸다(Matilda)는 영국의 작가 로알드 달(Roald Dahl)이 1988년에 발표한 동화 《마틸다》를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은 신비로운 능력을 가진 천재 소녀 마틸다가 가족과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도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바꿔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틸다는 평범한 소녀는 아니다. 2010년, 영국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가 무대화한 이 뮤지컬은 초연 당시부터 독창적인 연출과 강렬한 음악으로 극찬을 받았다. 작곡가 팀 민친(Tim Minchin)이 만든 개성 넘치는 넘버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감동과 유머를 동시에 선사하며, 관객들을 마틸다의 세계로 쫘악 이끈다. 특히 ‘Naughty(말 안 듣는 아이)’, ‘When I Grow Up(내가 어른이 되면)’ 같은 곡들은 단순한 어린이 뮤지컬을 넘어선 깊이 있는 감정을 담아낸다.
뮤지컬은 원작의 메시지를 충실히 살리면서도 무대 위에서 더욱 극적으로 표현했다. 기울어진 책장과 거대한 크레용이 가득한 무대 디자인, 하늘에 달린 탈 수 있는 그네 등 독창적인 조명과 안무는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이후 브로드웨이로 진출하며 세계적인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마틸다 어린이 뮤지컬이라고 무시하지마
많은 사람들이 마틸다를 단순한 어린이 뮤지컬로 생각하지만, 그 안에는 어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가장 큰 주제는 억압에 맞서는 용기이다. 마틸다는 부모에게서 사랑받지 못하고, 학교에서는 폭군 같은 트런치불 교장에게 시달린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책을 읽으며 세상을 배우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낸다. 또 어른들에게 따끔한 충고도 하고 있다.
또한 마틸다는 기존의 권력 구조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던진다. 트런치불 교장은 폭력과 공포로 학생들을 다스리려 하지만, 결국 마틸다와 친구들은 연대하여 이에 맞선다. 이는 사회적으로도 깊은 의미를 지닌다. 억압받는 사람들이 힘을 합쳐 부당한 권력에 맞설 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는 것이다. 나도 마틸다를 보면서 위로를 받았다. 아이들이 주는 그 힘이 대단하더라. 뮤지컬보다가 운 적 별로 없는데 마틸다는 눈물을 훔쳤다. 물론 공연을 보러갔던건 아니고 클립으로 '어른이 되면' 넘버를 들었다. 내가 어른이 되면 어떤걸 하고 싶다는 가사인데 아이들이 원하는게 너무 귀엽고 소박했다. 밤새 만화책 보기, 사탕 까먹기, 힘이 세져서 무거운 짐 번쩍 들기, 악몽꿔도 이겨내기 등등 소박한 꿈들을 이야기한다. 나도 어릴때 저런 꿈들을 꿨는데 어른이 된 지금은 그때 꾼 꿈들을 모두 할 수 있지만 행복하지 않다. 그리고 더 큰 꿈들이 생겨버렸다. (집사기, 결혼하기, 차사기 등) 넘버를 들으며 어릴때의 나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리고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순수하고 열정넘쳐보여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기적 같은 순간들
뮤지컬 마틸다는 무대 연출에서도 혁신적인 시도를 많이 했다. 가장 주목받는 연출 요소 중 하나는 거꾸로 매달려 춤을 추는 장면과 공중에 떠 있는 책들이다. 이런 시각적인 장치는 마틸다가 가진 초능력을 더욱 극적으로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마법 같은 경험을 선사한다. 안무 또한 이 작품의 중요한 요소다. 배우들이 책장을 활용해 춤을 추고, 책을 던지며 노래하는 장면들은 단순한 무대 효과를 넘어 스토리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특히 어린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만큼, 그들의 움직임과 에너지가 공연의 분위기를 결정짓는다.
넘버 하나하나도 감탄을 자아낸다. ‘Revolting Children(반란을 일으키는 아이들)’에서는 어린이들이 책과 의자를 무기로 삼아 트런치불 교장에게 맞선다. 이 장면은 관객들에게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작품이 전달하려는 주제와 메시지를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순간 중 하나다. '어른이 되면' 넘버에서는 그네에 매달려 춤을 추는데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무대를 정말 잘 활용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변화를 꿈꾸는 모든 이들을 위한 이야기
뮤지컬 마틸다는 단순히 어린이를 위한 공연이 아니다. 이는 부당한 환경 속에서도 용기를 내어 자신의 길을 찾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다. 마틸다는 독서와 상상력, 그리고 용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킨다. 이는 관객들에게도 강한 영감을 주며,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작품은 어린이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야 한다는 점에서 공연하기 쉽지 않은 뮤지컬이지만, 그만큼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감동과 에너지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를 넘어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도 공연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결국 마틸다는 단순한 어린이 뮤지컬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어린 시절 가졌던 반짝이는 용기와 꿈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는 작품이다. 마틸다가 세상을 바꾸었듯이, 우리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작은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선사한다. 가족과 함께 보기에도 좋고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도 정말 좋은 뮤지컬이라 생각이든다. 그리고 그 어린 아역 배우들이 무대를 꽉 채우며 공연하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그렇다. 특히 길소명이라는 아역배우가 노래를 너무 잘하고 떨지도않고 씩씩하게 공연을 해서 정말 놀랐다. 웬만한 어른 배우보다 낫다는 생각을 했다. 빌리 엘리어트랑 비교하자면 나는 마틸다에 손을 더 들어주고 싶다. 넘버들도 너무 귀엽고 춤도 귀여워서 보는 맛이 난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재림 배우가 마틸다 교장 역을 했었었다. 나도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아역 배우에 도전해보고 싶다. 어릴때 나도 학예회 하면 항상 주인공이였는데 크고 어른이 되다보니 무대에 설 일이 매우 적어져서 아쉽다. 프로 배우가 되는게 아닌 이상은 말이다. 마틸다를 알아보면서 나의 어린시절 꿈이 무엇이였는지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고 또 지금 꿈이 무엇인지 떠올리게 되었다. 현실은 답답하고 막막하지만 그래도 나의 마음부터 바꿔먹고 세상을 향해 맞서리라! 작은 거인처럼! 마틸다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