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뮤지컬이 아니다. 하나의 문화적 혁명이다
록키 호러쇼는 내가 학생때 보러갔던 뮤지컬이다. 그 때는 이런 문화가 익숙하지 않아서 정말 놀랐던 기억이 있다. 앙상블들이 공연전에 로비에 나와서 관객들과 사진을 찍어주고 인사하는 광경은 아직까지도 잊지 못할 것 같다. 확실히 특이한 뮤지컬은 맞는데 제대로 된 정보가 더 알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가져오게 됐다. 1973년 영국에서 처음 무대에 오른 록키 호러 쇼(Rocky Horror Show)는 그야말로 시대를 앞서간 작품이었다. 성과 젠더, 사회적 금기를 정면으로 다루며, 전통적인 뮤지컬의 틀을 완전히 깨부쉈다. 이 작품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었다. 관객이 단순히 공연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식도 독특하다. 처음에는 논란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록키 호러 쇼는 억압된 욕망을 해방하고, 기존의 틀을 거부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그리고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 록키 호러 픽쳐 쇼(The Rocky Horror Picture Show, 1975)가 개봉하면서, 그 인기는 더욱 폭발적으로 퍼져 나갔다. 매년 할로윈 시즌이 되면 팬들은 캐릭터로 변신하고, 공연장에서는 대사가 터져 나오며, 객석과 무대의 경계는 무너진다. 이쯤 되면 단순한 뮤지컬이라 부르기엔 부족하다. 줄거리는 마치 전형적인 고전 공포 영화의 시작처럼 보인다. 보수적이고 순진한 연인 브래드와 자넷. 약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두 사람은 비 오는 밤, 차가 고장 나 한 성을 찾게 된다. 하지만 이곳은 평범한 성이 아니다. 기괴하고도 매혹적인 존재들이 가득한 공간. 그리고 거기에는 뭔가 좀 괴상하고 이상한 프랑크 N. 퍼터 박사가 있다. 프랑크 박사는 트란실베니아에서 온 외계인이자 천재적인 과학자. 그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남성, 록키를 창조한다. 하지만 이 성에서는 어떤 것도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브래드와 자넷은 혼란에 빠지고, 프랑크 박사의 유혹 속에서 자신들이 알던 세계가 완전히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록키 호러 쇼는 단순한 공포 코미디가 아니다. 이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성적 억압, 사회적 금기, 그리고 인간의 욕망. 모든 것이 무대 위에서 거리낌 없이 펼쳐진다. 관객들은 처음엔 당황하지만, 어느새 무대와 하나가 되어 함께 외친다. "Let’s do the Time Warp again!" 결국 프랑크 박사의 성은 무너지고, 그와 록키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다. 살아남은 브래드와 자넷은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가지만, 이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있을까? 록키 호러 쇼는 단순히 기괴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 작품이 상징하는 것은 자유와 해방, 그리고 정체성에 대한 끝없는 탐구다. 1973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록키 호러 쇼는 변하지 않는 매력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컬트 클래식이 된 이유
록키 호러 쇼가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온 가장 큰 이유는 그 독보적인 개성과 자유로운 정신에 있다. 이 작품은 전통적인 뮤지컬의 틀을 과감히 깨부수며, 파격적인 스타일과 대담한 연출로 관객을 매료시켰다. 앞서 말했다 싶이 앙상블이 공연전 로비에서 관객을 만나며 뮤지컬 중간에 다같이 일어나 춤을 추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기존의 젠더 규범을 뛰어넘고, 성 정체성이 유동적인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프랑크 N. 퍼터 박사는 전형적인 남성성이나 여성성에 갇히지 않는 존재다. 그는 매혹적이면서도 도발적이며, 자신의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단순히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분으로 설명될 수 없는 그의 존재는,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유쾌하게 전복시킨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이러한 설정은 지금도 여전히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다. 록키 호러 쇼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 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관객 참여형 공연’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인 뮤지컬에서는 관객이 무대를 조용히 지켜보지만, 록키 호러 쇼에서는 오히려 소리치고, 소품을 던지고,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러한 인터랙티브한 요소는 단순한 쇼를 넘어,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의식’ 같은 경험을 선사한다. 난 이런걸 매우 좋아한다. 특히, 록키 호러 픽쳐 쇼 영화가 개봉된 이후 ‘쉐도우 캐스트’라는 독특한 공연 문화가 생겨났다. 이는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동시 진행으로 연기를 펼치는 방식이다. 극장을 찾은 팬들은 영화 속 장면을 따라 하며, 마치 자신이 이야기 속 일부가 된 듯한 몰입감을 느낀다. 이런 적극적인 참여 방식 덕분에 록키 호러 쇼는 단순한 작품을 넘어, 특정한 공동체적 문화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작품이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강렬한 음악이다. Time Warp, Sweet Transvestite, Touch-a, Touch-a, Touch Me 등의 곡들은 단순한 뮤지컬 넘버를 넘어, 강렬한 록 사운드와 중독적인 멜로디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노래 하나하나가 공연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살리며, 듣는 이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따라 부르게 만든다. 이 곡들은 공연장을 넘어, 클럽과 페스티벌에서도 울려 퍼지며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고 있다. 결국 록키 호러 쇼는 단순한 뮤지컬이 아니다. 그것은 자유와 해방, 그리고 규범을 거부하는 축제다. 시간이 지나도 이 작품이 꾸준히 새로운 팬층을 유입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세상은 변하지만, 억압을 깨고 싶은 욕망, 금기를 넘어서고 싶은 열망, 그리고 함께 소리치며 춤추고 싶은 본능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공연이 더 많이 나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있다.
록키 호러 쇼 가 남긴 것
록키 호러 쇼는 그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공연이 아니다. 이 작품은 사회적 금기에 대한 도전이자, 하나의 문화 현상이다. 1973년 초연 당시만 해도 이 작품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성적 표현이 대담했고, 젠더 정체성에 대한 기존의 틀을 깨부수는 방식이 보수적인 관객들에게는 충격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록키 호러 쇼는 단순한 논란을 넘어, 억압받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작품이 되었다. 이 뮤지컬은 성 정체성과 섹슈얼리티, 그리고 사회적 억압에 대한 이야기를 유쾌하면서도 직설적으로 풀어낸다. 이를 통해 많은 이들이 스스로를 억누르던 굴레에서 벗어나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도 록키 호러 쇼는 전 세계에서 꾸준히 공연되며, 특히 LGBTQ+ 문화와 깊이 연결된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해외에서는 매년 할로윈 시즌이 되면 영화 상영회와 공연이 열리고, 팬들은 개성 넘치는 의상을 입고 캐릭터를 따라 하며 이 축제에 참여한다. 무대와 관객석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이 된다. 이처럼 록키 호러 쇼는 단순한 뮤지컬을 넘어, 특정한 공동체와 문화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단순한 관람이 아니라, 공연을 함께 ‘경험’하는 것이다.결국, 록키 호러 쇼는 단순한 기괴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자유와 해방, 그리고 자기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다. 기존의 규범에 도전하고, 억압된 욕망을 해방하는 메시지는 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강렬하게 유효하다. 1973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록키 호러 쇼는 변하지 않는 매력으로 사람들을 매혹할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금기를 깨고 싶은 욕망과 자유를 갈망하는 마음은 사라지지 않으니까. "Don’t dream it, be it."
또 보러가고싶을 정도로 재밌었다.